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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다운의 결전 Decision At Sundown
후니캣 2022.09.20 17: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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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는 동료인 샘과 함께 선다운 마을에 도착한다. 마침 이 날은 마을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테이트의 결혼식이 있는 날. 바트는 마을에 들어서자마 테이트를 찾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마을 사람들은 바트를 적대적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바트 역시 순순히 물러서지 않는다. 과연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참고 : https://giantroot.tistory.com/1497

참고 :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2021366

 

 

 

 

버드 보티커 감독과 랜돌프 스코트 주연이라는 조합이 서부극 역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함께 작업한 몇몇 영화들은 무척 묘한 결과물일 때가 있다. 어떤 전형성을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랄까? 뭔가가 뒤섞여져 있고 그래서인지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어진다.

 

선다운의 결전또한 독특하면서도 설교적이고 장르의 공식을 들락날락거리는 묘한 내용의 결과물이었다.

 

가장 특이한 건 이 영화에서 복수를 하겠다는 집념도 복수의 대상도 결국에는 무의미하다는 걸 (오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겠다는 고집-아집으로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어가고 마을은 혼란으로 가득하게 된다. 혹은 잘못이 바로잡아지게 된다.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오해와 잘못이 마을에는 득이 되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이야기가 진전되면서 어떤 이유로 복수를 위해 찾아왔는지 알려주지만 그게 거짓과 착각 혹은 오해라는 걸 알게 되었음에도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부인하고)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에는 막다른 길에 몰렸으니 그냥 그대로 몰아붙이는 모습이 특이했다.

 

어쩌면 너무 현실적인 모습은 아닐까? 이미 선을 지나치게 넘었으니 그대로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심정을, 되돌아가기는 너무 많은 걸 잃었기에 틀렸든 아니든 뭐라도 해야 하는 처지를.

 

이 영화는 그 과정을 어느 정도는 받아들이도록 내용을 꾸미고 있다. 복수의 대상이 악당이라는 건 확실하기 해주고 있고, 악당이 거머쥐고 있는 마을이 과거와 다르게 위선으로 가득하고 서로 눈치보고 숨죽이고만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언급하면서, 마지막에 가서는 주인공으로 인해서 용기를 내고 정의와 어떤 올바름을 찾으려는 모습을 통해서 시작과 의도가 어쨌든 뚱딴지처럼 나타난 외부인으로 사멸-고사하던 마을 사람들이 새로운 활력-각오를 찾게 된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본 모습이지만 무척 인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은 악당의 본모습을 폭로하고,

주인공의 친구는 주인공이 갖고 있는 착각을 폭로한다.

그리고 의사는 마을 사람들의 위선을 폭로하고,

여성은 이 모든 무의미함과 알량한 자존심을 비난한다.

 

명분을 잃었지만 그래도 자존심이라는 것 때문에 총부리를 거두지 못하고 끝까지 가려고 하지만 현명하다고 할 것인지 슬기롭다고 할 것인지 그게 아니면 사랑에 눈이 멀어서인지 그걸 어떤 식으로도 막으려는 버림받은 여인의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가벼운 관계로 끝을 내려던 사랑이 혹은 짝사랑이 저런 식으로 뜻하지 않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남녀 사이의 사랑이라는 게 알다가도 모르는 건 알고 있지만 이 영화는 그걸 더 알다가도 모르게 다뤄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었고.

 

이 영화는 어떤 통쾌함을 만들어내진 않고 있다. 바로잡혀진 마을에서 후련함과 시원함 보다는 허탈함만 가득하다. 주인공의 모습처럼 술기운에 짜증부리고 비난을 퍼붓고 떠나고 싶어지게 만들기도 하고.

 

무의미함으로 가득하고 친구의 죽음이 만드는 부재와 공백의 허전함만 가득하다.

 

랜돌프 스코트는 강인함으로 가득한 남성성보다는 그의 외모가 그렇듯 어떤 고집과 약간의 유약함이 더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인지 더 어울리는 느낌도 갖게 된다.

 

계속해서 망설이고 머뭇거리는 영화였다. 복수도 습격도 농성의 결투도. 어떤 것도 의도대로 되지 않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여러 가지를 다룰 수 있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든다.